매체 전략 외에도 캠페인 실행 단계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사실 플랫폼 9와 4/3에서 만나자고 했을 땐 저도 좀 설렜거든요.언제나 저희 왓챠는 해리포터에 진심입니다.(웃음) 사실 과몰입은 저희의 실행 전략이기도 해요. “중간을 두지 말자. 끝까지 가보자”는 마인드로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시작부터 고민했죠. ‘왓챠에 드디어 해리포터가 들어옵니다’라고 평범하게 티저를 올릴 수도 있지만, 해리포턴데 이런 시작은 영 아쉽잖아요. 그래서 해리포터가 아주 유명한 작품이란 점에서 착안했어요. 내용을 다 외우진 못하시더라도 중요한 장면들은 많이들 알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플랫폼 9와 4분의 3에서 만나자고 12월 1일에 열린다며 티저를 올렸습니다.
해리포터에 맞춰 이스터에그도 잔뜩 준비했어요. 이스터에그는 꼭 필요한 기능은 아니지만 숨겨져 있는 재밌는 기능을 말하는데요, 앱 곳곳에 이런 장치를 준비했습니다. 예를 들어 '루모스'라는 마법 주문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그 주문이 가진 뜻처럼 지팡이에서 불이 나오는 효과를 줬어요. 해리포터 각 작품 소개 페이지에는 골든 스니치가 날아다니고요. 왓챠는 영화의 시청하는 동안은 물론이거니와 시청하기 위해 왓챠 앱/웹 서비스에 방문해서 탐색하는 순간까지 종합적인 감상 경험을 특별하게 만들어드리고 싶었어요.
과몰입이 통한거네요. 또 다른 실행전략은 없나요?캠페인을 즐거운 놀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세팅했어요.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연말에도 연말 분위기를 낼 수 없었잖아요. 그래서 즐거움을 느끼게, '왓챠는 주접을 떨어도 드립으로 맞받아치는 브랜드'라고 생각하게 했습니다.
#헐왓챠에_해리포터 라고 남긴 분들에게 하트를 찍어드렸거든요? 근데 고객분들이 진짜 해리포터가 들어오는 거라면 당근을 흔들어 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당근을 흔들어주세요'라는 그 문구가 굉장히 유행이었잖아요. 그래서 당근 흔드는 짤을 올렸죠. 또, 오픈되는 작품명을 초성으로 올리기도 했어요. 초성 퀴즈를 풀고, 답을 공유하면서 고객들이 소문을 내주셨죠. 마케팅도 즐거운 경험이 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결과였죠.
런칭 일주일 후, 약 5만 건의 트윗과 커뮤니티 게시글만 약 8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이게 2차 확산을 가져오는 시초가 됐어요.
어떤 식의 2차 확산이 이뤄졌나요?대세에 동참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트위터 스포트라이트 광고 외에도 해리포터 연관 키워드들이 약 5일 가량 계속 실시간 트렌드에 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다는 이미지를 형성했습니다.
특정 미디어에선 ‘해리포터가 들어왔다고 신난 왓챠의 근황’이라는 기사와 짤이 돌아다녀서 연쇄적으로 캠페인이 확산하는 과정이 있었고, 타 브랜드에서도 #헐왓챠에_해리포터 를 달고 2차 게시물을 올려주셨어요. 스파오에서는 자사의 해리포터 옷을 입고, 왓챠를 보자는 트윗을 하시기도 하고, 리디북스에서는 우리도 해리포터에 진심이라는 언급을 하셨죠. 그래서 '이쯤 되니 나도 봐야 되나'하는 생각이 든 분이 많아졌어요.
캠페인의 유명세를 어떻게 구매로 전환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하신 고객이 행동할만한 장치를 어떻게 구현하셨나요.그냥 “가입해!”라고 말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선물 받고 왓챠 구독하면 훨씬 좋아. 지금 당장은 어때?”라는 뉘앙스를 전달했습니다. 구체적으론 왓챠를 처음 사용하는 고객을 위해서 친구 초대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보통 저희 이용권은 최초 2주를 무료로 드리는데, 초대 받으신 분에겐 4주의 무료 기간을, 초대자에겐 커피 기프티콘을 드리는 프로모션이었습니다. 또, 왓챠를 오래 볼지는 모르겠다는 분들을 위해 왓챠 이용권을 출시했습니다. ‘커피 대신 방구석 영화관을 선물하세요’라는 컨셉으로 카카오 선물하기, 야놀자와의 협업 프로모션 등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준비했어요. 이게 또 바이럴이 돼서, 왓챠 이용권 수요가 많아졌습니다. 트위터에서 ‘리트윗을 해 주신 분께 ○○을 드립니다’ 는 식으로 개인들이 프로모션을 종종 하는데, 이때 왓챠 이용권을 선물하시는 이들이 많이 생겼거든요.
마지막으로, 2021년의 왓챠는 어떤 모습일까요.왓챠를 러브 마크 단계로 올리고 싶어요. 러브 마크 단계는 고객이 왓챠가 뭘 하건 팔로우하겠다고 결심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그래서 타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왓챠만의 특장점을 고민 중이에요. 이는 프로모션 적 측면과 아울러 콘텐츠 적 측면, 서비스의 다양성 등에 대한 것이기도 하죠. 그래서
단순히 유입량을 늘리는 것 외에도 장기적으로 고객들을 서포트하고, 고객이 저희의 대변인(advocate)이 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위 아티클은 원티드의 마케팅 컨퍼런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 내용을 정리, 취재하여 작성하였습니다. ▶ <고객의 마음을 얻는 마케팅> 시리즈 보러 가기CREDIT
이성경ㅣ객원 에디터